구정순은 대한민국 CI 디자인 1세대이자 디자인포커스 대표로, LG·KBS·애니콜 등 굵직한 브랜드 로고를 제작한 인물입니다. ‘로고는 기업의 얼굴’이라는 철학으로 디자인 업계에 기준을 세웠고, 이후 청담동 미술관 ‘구하우스’를 설립해 예술과 일상을 연결하는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녀의 이력, 작품 세계, 사업과 예술 철학을 중심으로 사실만 정리해보겠습니다.
1. 구정순은 누구인가?
1953년생인 구정순은 숙명여자대학교 응용미술과를 졸업한 후, 국내 최초의 CI 전문 디자이너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LG(구 금성사), 애니콜, KBS, KB국민은행, CGV, KS마크 등 시대를 대표하는 브랜드 로고를 디자인한 인물로, '로고왕'이라는 별칭도 갖고 있습니다. 그녀가 만든 로고들은 단순한 시각 요소가 아니라 기업 정체성과 연결되며 수십 년간 유지되고 있습니다.
2. 해고에서 시작된 창업, 디자인포커스
구정순은 한 광고회사에서의 해고를 계기로 독립을 결심했고, 1980년대 중반 ‘디자인포커스’를 설립했습니다. 이는 국내 최초 CI/BI 전문 기업으로, 브랜드 전략과 정체성을 시각화하는 데 특화된 회사입니다. 초기 사무실은 전기 차단으로 밤 10시 이후 업무가 어려웠고, 더 자유롭게 일하기 위해 청담동으로 이전하게 됩니다. 이후 청담동은 고급 상권으로 성장했고 그녀는 그곳의 건물주가 되었습니다.
3. 디자인 철학 – 로고는 기업의 얼굴
구정순은 로고를 기업의 본질과 철학을 담아내는 핵심 매체로 보았습니다. 단순히 예쁘고 보기 좋은 로고가 아니라,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일관성 있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철학을 유지해왔습니다. 이를 위해 신문과 사회 현상에 대한 꾸준한 관찰, 트렌드 분석을 바탕으로 시대성과 실용성을 갖춘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데 집중해왔습니다.
4. 구하우스 – 청담동 미술관, 예술과 공간
2016년 구정순은 청담동 자택 일부를 개조해 ‘구하우스(GUHAUS)’라는 사립 미술관을 설립합니다. 세계적인 건축가 조민석이 설계한 공간에는 데이비드 호크니, 조지 나카시마, 박수근 등 국내외 작가의 예술 작품 500점 이상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구하우스는 단순한 작품 전시를 넘어 삶과 예술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기획됐으며, BTS RM, 조수빈 아나운서, NCT 런쥔 등이 다녀간 장소로도 유명합니다.
5. 예술 철학과 큐레이션 기준
구정순은 “예술은 소유가 아니라 공유의 대상”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컬렉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스위스 바이엘러 파운데이션을 방문한 이후, 작품을 대중과 나누기로 결심했고, 구하우스는 그 철학을 실현한 공간입니다. 단색화처럼 대중적으로 익숙한 작품보다는 스토리와 메시지를 담은 작품 위주로 큐레이션하며, 첫 작품은 박수근의 드로잉으로 스물셋에 첫 보너스로 구입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6. 사업과 예술의 균형
CI 디자인을 통해 사업적 성공을 이룬 구정순은 이를 기반으로 부동산, 컬렉션, 미술관 운영까지 확장해왔습니다. 하지만 외부의 재정적 지원에 기대지 않고 자체 수익 기반으로 미술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예술 사업은 처음부터 마이너스를 감안하고 시작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한 운영 철학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미술관이 아닌, 철학이 깃든 문화공간을 유지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7. 디자인포커스의 유산
디자인포커스는 단순한 로고 제작 회사를 넘어, 기업의 브랜드 전략 파트너로 기능했습니다. 구정순이 제작한 KS마크는 42년 동안 사용되었으며, KB국민은행, 삼양사, CGV 등 다수의 기업 로고가 이곳에서 제작되었습니다. 그녀는 현재까지도 후배 디자이너들의 멘토 역할을 하며, 대한민국 CI 디자인의 기준을 세운 인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8. 구하우스의 공간 구성
구하우스는 단순한 전시장이 아니라 감각적이고 일상적인 공간입니다. 자비에 베이앙의 모빌이 있는 라이브러리, 장 푸르베의 빈티지 가구가 놓인 방, 데이비드 호크니 그림과 동일한 의자 배치, 검정색 의자만 전시된 복도까지 각 공간마다 주제와 스토리가 담겨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미술품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예술을 삶 속에 녹여내는 구성 방식으로 관람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9. 성공 비결 – 위기 대처, 직관, 자기관리
해고라는 위기를 창업으로 전환한 용기, 수십 년간 통하는 디자인을 만든 직관, 매일 신문을 읽으며 트렌드를 분석하는 자기관리, 그리고 예술과 일상의 경계를 허무는 철학이 지금의 구정순을 만든 핵심 요소입니다. 단순한 사업가나 예술가가 아닌, 디자인과 공간, 예술을 아우르는 하나의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10. 셀프브랜딩 전략
구정순은 브랜드를 단순한 상표가 아닌 삶의 일관된 표현으로 여깁니다. 그녀의 공간, 수집, 스타일, 말투 모두가 하나의 아이덴티티를 이루며 확장되고 있습니다. 미술관을 자신의 집으로 운영하면서 공간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 작품 하나하나를 스스로 기준 삼아 큐레이션하는 태도는 셀프브랜딩의 전형으로 참고할 만합니다.
✔️ 구정순 프로필 요약
- 이름: 구정순
- 출생: 1953년생
- 학력: 숙명여자대학교 응용미술과
- 주요 이력: 디자인포커스 대표
- 대표작: LG, 애니콜, KBS, CGV, KB국민은행, KS마크
- 소속: 디자인포커스
- 미술관: 구하우스(GUHAUS)
- 컬렉션 수: 약 500점 이상
- 방문자: RM, 조수빈, 런쥔(NCT)
- 별명: 로고왕
- 철학: 로고는 기업의 얼굴
- 운영원칙: 외부 후원 없이 자체 재정 운영
마무리 정리
구정순은 CI 디자인을 통해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고, 성공을 바탕으로 예술과 공간을 결합한 구하우스를 운영하는 등 디자인과 예술, 사업이 조화를 이룬 삶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디자인을 업으로 삼는 이들뿐 아니라,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에게도 그녀의 선택과 철학은 배울 점이 많은 사례입니다.